노인들도 성기능이 떨어지면 병치레가 잦고 노화가 빨라진다고 한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연구팀이 65세 이상(평균 74.2세) 남성 4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 연구조사에서 ‘발기 자신감’이 낮은 남성 노인일수록 건강 상태나 기대 여명과 관련된 각종 건강 지표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성기능 자신감만으로도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인 셈이다. 노인들도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의사 등과 상담, 적극적으로 관리하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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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 ||
모임을 같이 하는 70대 후반의 선배는 만날 때마다 그의 노익장을 자랑한다. 부산에 있는 애인을 만나러 갔다 왔다느니 남부시장 여인숙을 갔었다느니 하며 그의 끝없는 연애담을 늘어놓는다.
당뇨병으로 오래 고생한 사람들도 없지 않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야기인데도 그 선배는 “더 늙기 전에 연애를 한번이라도 더 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한다. 그런데 이번 서울아산병원 연구결과를 보면 그 선배의 큰 소리가 거짓말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인 것이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정력을 챙기는 일은 보통 이상 일 것 같다. 그 중 하나가 철따라 보약을 먹는 일이었고 몸에 좋다고 하면 못 먹을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근래 들어 한의원 인기가 시들해졌다는데 바로 보약에 그 원인이 있다는 이야기다. 곧바로 효험을 거둘 수 있는 비아그라 등이 등장하면서 한의원 보약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남성들의 정력은 집안의 번창과도 직결됐지 않았는가 싶다.
매년 집안 시제를 지낼 때마다 확인하는 것인데 100-200년 전 할아버지들의 경우 상당수는 할머니가 둘이다. 대를 이을 아들 문제 때문에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노년의 넘치는 정력 때문에 그랬던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60세 이상 할머니들이 이혼을 요구하는 황혼 이혼이 한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별로 관심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그만큼 황혼 이혼이 우리 주변에도 많아졌다는 사실 아닐까.
황혼 이혼의 이유로는 늙은 남편의 폭력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일반적으로는 신체적 물리적으로 위력을 가하는 일이겠지만 혹시 성적인 괴롭힘도 포함돼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요즘은 부부 사이라도 동의하지 않는 성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받는 시대가 됐다. 넘치는 남성들의 정력이 결코 축복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고 말이다.
현실의 세계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적 부조화는 나이가 들면서 더욱 심화되는 현상 아닐까 싶다. 여성은 대부분 나이 50을 넘기면서 폐경기가 오고 성욕도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남성의 성욕은 죽을 때까지 수그러들지 않는다고 한다.
노배우 윤여정이 열연한 ‘죽여주는 여자’는 이 같은 노인들의 성문제를 다룬 영화다. 서울 종로에서 노인 남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박카스 할머니’ 이야기다.
서울 파고다공원 등지에도 한통에 만원씩 하는 ‘껌’ 팔이 아줌마들도 있다는데 '죽여주는 여자'와 비슷한 사례인 것이다. 해결할 방법이 없는 노인 남성들의 현주소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노인들의 성기능 감퇴는 질병과 노화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적극적인 관리를 하라는 전문가들의 주문이고 보면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들의 성문제도 이제 쉬쉬하고 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2013년 기준 81.8세로 OECD 회원국 중 11위라고 한다. 일본인의 평균수명이 85.3세로 가장 높았다. 또한 신생아 기준 한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은 90세를 넘어섰다.
100세 시대를 대비한 노후 준비가 발등의 불이 된 듯한 느낌이다. 경제적으로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이야기다.
도내 농촌지역 남성 노인들의 자살률이 높다고 한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성적 불만에서 오는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도 무시하지 못할 듯도 싶다.
100세 시대, 노인 남성들의 성기능이 주책이 아닌 축복이 될 수 있는 그런 논의도 서둘러야 할 때 아닌가 한다. / 박장우 주필
박장우 주필 jbpost2014@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