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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죄와 과거 청산을 위한 8가지 이야기 - 정지월

기사승인 2019.08.08  11: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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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베른하르트 슐링크( Bernhard Schlick)라는 독일 작가가 있다. 

1944년 독일 빌레펠트에서 태어나 법대교수와 헌법재판소 판사출신인 법리학자 작가로, 그의 작품중 가장 대중적인 주목을 끈 작품인 'The Reader(책 읽어주는 남자)'는 Kate Winslet(케이트 윈슬렛)과 Ralph Fiennes(랄프 피네스)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책은 중년여성과 소년이 사랑을 나누는 연애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어 10년 전 우리 북클럽에서 이 책을 다룰때 아들 키우는 엄마들의 마음을 거북하게 했던 책이기도 하다. 

 

   
정지월 편집위원

그들의 불평에 대한 나의 답변은 이 책은 언뜻 보기에는 연애소설이지만 작가의 의도는 전범세대인 연상의 여인과 전후세대인 어린 청년의 갈등과 이해의 문제를 다루고자 함이었다. 나의 또다른 사족은 중년남성과 어린여성의 사랑보다 덜 식상하고 롤 플레이면에서 더 적합하다는 점이었다. 

 

  이 책 이외에도 슐링크의 다른 작품들 '귀향' '과거의 죄'들을 읽어보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2차대전의 주역인 전범세대 부모를 둔 전후세대 자식들의 양심적 고뇌와 갈등, 또 그 책임의 한계 등이 그의 가장 중요한 화두였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주제로 쓰여졌지만 연애라는 당코팅으로 가장 집기 좋고 삼키기 좋게 쓰여진  '책 읽어주는 남자'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여러 국제적인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이 작품으로 일본의 마이니치신문 특별문화상을 수상했다는 점이다. 같은 2차대전의 전범인 일본이 2차대전의 깊은 후유증을 다룬 이 작품에 시상을 결정했다는 것은 그들도 같은 아픔을 겪고 있다는 의미인가, 아니면 공감하는 척만 하는 쇼맨십이었는지 궁금하다. 하기야 그들의 전후 행태를 보면 후자가 맞는듯 싶다. 

반성과 사죄 없는 그들의 버티기식 무례함과 뻔뻔함은 도를 넘어 피해국민들의 혐오와 반발은 물론 자국민을 병들게 하고 있다. 

 

  2차대전 종전 후 74년이 지난 오늘까지 일본보수우익 자민당의 정권장악 60년은 일본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꼴통인지 보여주는 실례이다. 한 색깔의 정당에 의한 오랜 통치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세뇌시키다 못해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주전국으로 쫄쫄이 망한 일본이 70, 80년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패망한 지 5년도 안된 시기에 발발한 한국전쟁 덕이다. 

연합군으로 한국에 입성한 미국은 한국전쟁의 주도권자가 되어 있었고, 한국전쟁 간접유발자인 중공과 소련에 맞서 도움을 받을 곳은 밉지만 옆에 있는 일본 뿐이었다. 

미국은 그들에게 군사장비 수리와 군수물자를 쉽게 조달 받으며 일본이 다시 일어설 수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일본은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공산정권에 대항해 유일하게 유사시 미국을 도울 수 있는 우방의 이미지로 그들의 입지를 다진다.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작품 '과거의 죄'.

실로 원통한 일이 아닐수없다!

일본에게 사과도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의 간섭 아래 제대로 된 자주적인 정부도 못가져보고, 미국의 꼭두각시인 이승만 정권 아래에서, 일제시대 쌓아놓은 부와 교육으로 이미 사회지도층이 되어버린 친일파와 토착왜구들을 처단도 하지 못한 채 오히려 그들의 부역자가 되어 여지껏 살아온 한국 국민인 셈이다.
 

  지금 아베의 불치병인 시대착오적 망상증으로 휘두른 칼에 한일 양국이 큰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도 보수파를 표명한 식민사관과 사대주의의 망령에서 깨어나지 못한 정신없는 사람들이 한국인의 이름으로 애국과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걸 보면 분이 차오른다. 

이럴거면 왜 독립을 했으며, 차라리 일본국민으로 살지 왜 남의 나라에서 밤놔라 대추놔라 훈수질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 일본'이라 부르는 국회의원이 한나라의 야당 원내대표인 세태다. 더 끔찍한것은 불과 얼마전까지 이들이 여당이었다는 사실이다.

또 코딱지만한 아파트라도 하나 마련하면 갑자기 굉장한 보수파로 돌아서며 색깔론과 안보를 들먹이는 소시민들도 웃기기는 마찬가지다. 모두들 제밥그릇만 챙기느라 대의도 국가관도 없이 각자 자기 목소리 내기에만 바쁘다. 

그 와중에 정신 나간 어떤 한국인들은 사태유발자인 아베수상님께 반일행위에 대해 사죄까지 한다. 온 국민이 목소리를 모아 항일해도 모자랄 판에 딴소리를 해대고 정부를 비판하는데 에너지를 쏟는다. 일제시대 앞잡이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이제 일본도 더이상 온국민의 눈 코 입을 막고 가기에는 세상은 열려 있고, 일본이나 한국이나 세상물정 모르면서 목소리만 크고 시간은 남아도는, 구시대관을 가진 세대들은 시간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어 있다.

역사관과 세계관이 제대로 서있는 양국의 참 지식인과 젊은 세대들에게 현세태와 미래를 미안하지만 짐지워본다.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소설가 베른하르트 슐링크.  그는 "독일은 과거 주변국 등에 저지른 과오를 숨기려 하지 않고 고백하며 주변국과 함께 치유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박경리상 2014년 수상자이기도 한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에세이집 '과거의 죄'에서 말한다. "자신의 잘못을 잊어버렸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망각할 권리란 없다”고...

역사와 인류에 책임을 지고 끊임없이 사죄하고 있는 독일이 현재의 EU를 끌고가는 실질적인 강국이 된 것과 참회없는 일본이 남의 불행을 업고 잠시 부강했으나 오히려 그것이 독이 되어 경제부채 세계 1위의 길을 걷고 있는 이 대조적인 이유는 하나다. 

과거를 부인한 이들에겐 앞으로 나아갈 길은 없다!

국가의 죄와 과거 청산을 위한 8개의 이야기로 된 슐링크의 '과거의 죄'를 일독할 것을 아베에게 권한다. / 정지월 편집위원

Jiworl Seok 편집위원 jbpost@hanmae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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