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전북 고창 해안가에서는 죽은 야생 멧돼지 사체 하나가 발견됐는데 관계당국은 물론 양돈농가도 비상이 걸렸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에 감염돼 죽은 비무장지대 야생 멧돼지와 비슷한 사례 아닐까 해서 말이다.
다행히 고창 해안가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에도 도내에서는 죽은 채 발견된 야생 멧돼지가 여러 마리 있었는데 모두 아프리카 돼지 열병하고는 무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어쨌든 지금 아프리카 돼지 열병하면 전국의 양돈농가들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도 초비상이다.
그리고 지금도 비무장지대 DMZ나 인근지역에서 발견되는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도 경기 파주와 김포 그리고 연천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양돈농가들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북한에서 옮겨온 것으로 추정하는 단계까지 이르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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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장우 주필 | ||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북한의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는 상당히 심각한 지경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창궐했던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평안북도에서는 돼지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북한 지역에 유행하는 집돼지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지금 야생 멧돼지를 통해 우리나라로 전파되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야생 멧돼지는 이동 거리가 넓지 않아 야생 멧돼지를 통한 질병 전파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차단작업 또한 쉽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민관군은 합동으로 DMZ구역과 인근지역에서 야생 멧돼지 포획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군부대에는 이미 야생 멧돼지를 보는 대로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상태다. 포상금이 걸렸고 드론 등 최첨단 장비 등도 총동원됐다.
야생 멧돼지에 대한 무차별적인 포획은 전후방이 따로 없는 것 같다. 지난주 충북 청주에서는 주택가에 야생 멧돼지 다섯 마리가 출현했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총을 쏴 한 마리를 사살했고, 다른 한 마리는 달아나다 자동차에 치여 죽었으며, 나머지 세 마리는 숲속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정부의 경기도 파주와 김포지역 돼지 전멸 조치를 경험한 양돈농가들은 ‘집돼지 말살하지 말고 야생 멧돼지 말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1-2주의 잠복기간을 거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북한 집돼지와 연결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DMZ 야생 멧돼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완벽한 차단 조치가 과연 가능할 것인지도 지금 단계에서는 불확실한 것이 현실이지 않을까 싶다.
지난주. 전주천과 만경강변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통해 익산 목천포 다리까지 오가는 자전거타기를 했는데 곳곳에서 ‘축산농가, 철새도래지 방문 자제’라고 쓰인 플레카드를 만날 수 있었다. 조류독감과 구제역 그리고 아프리카 돼지 열병 예방을 위해서다.
이미 충북지역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한다. 도내에서도 1주일에 한 번씩 철새가 찾아오는 금강, 섬진강, 만경강, 동진강 등에서 예찰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소동도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조류독감 이야기가 나오는가 싶어 축산농가들의 시름이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동안 가축질병은 좁은 공간에서 대규모로 사육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경우 야생 멧돼지에게도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져 가축질병이 갈수록 악화되지 않는가 싶다.
또한 대부분의 가축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일부 변종 바이러스의 경우 사람 전파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점차 인류를 위협하는 쪽으로 진화하는 것 같다.
어쨌든 인간 질병이든, 가축 질병이든 주변 환경이 오염되거나 나빠지면서 더욱 좋지 않은 쪽으로 발전해 가지 않는가 싶다. 지금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우리 인간에게 그걸 경고해주고 있는 것 같고 말이다. / 박장우 주필
박장우 주필 jbpost2014@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