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초)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의 2021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심사 결과에 불응하며 지원금 수령을 거부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전북작가회의는 30일 성명을 통해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선정 결과와 심사 진행상 이해할 수 없는 문제가 수두룩하다."라며 △공모 요강에도 명확히 적시하지 않은 심사과정의 세분화와 방식 △우수한 평점에도 70%나 감액된 점 △심사위원 선정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특히 "최소한 한 명이라도 진보문학계 인사를 심사위원에 배정했어야 했지만, 보수 일색으로 배정했다."라면서 "진보적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민주당·정의당·민생당이 집권당이나 다름없는 전라북도의 현실에서조차 진보문학계에 대한 모욕과 차별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어 통탄한다."고 말했다.
전북작가회의가 올해 신청한 사업은 ‘문화예술창작 - 문예지 발간’. 지금까지 전라북도 문학의 양대산맥인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작가회의가 1,000만 원씩 받았으나, 올해 전북작가회의는 300만 원이 책정됐다.
전북작가회의는 "전북문인협회의 지역 지부로 취급한 것"이라며 "이 결정은 문학인들의 지속적인 창작 열의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북작가회의는 이에 따라 △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사태에 사과하고 지원금 수령 거부에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것 △향후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심사규정과 심사위원 배정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전라북도관광문화재단의 진흥기금 신청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1987년 창립한 전북작가회의는 진보문학단체로 6월항쟁을 비롯해 전두환·노태우 정부의 민주주의 억압에 항거하고 세월호 사건 진상 규명과 박근혜 정부 탄핵 등에 앞장서며 시대의 부조리에 저항하는 일에 앞서왔다.
이로 인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다수의 회원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어 정부 지원이 차단되는 불이익을 겪은 바 있다. 또한, 전북도에서 ‘문예진흥기금’의 이름으로 지원금을 운영할 당시, 보수 인사 일색인 심사위원 구조에 항의하며 3년 동안 기금 지원을 거부한 바 있다. / 김미영 기자
김미영 기자 jjtoro@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