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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혼불의메아리]심사평: 세상 위의 고래와 소통하기

기사승인 2023.05.27  1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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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61편 접수 35명 시상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 심사는 김근혜(동화작가), 김미영(문학박사), 김병용(소설가), 서철원(소설가), 오은숙(소설가), 전선미(최명희문학관 학예사), 정성혜(얘기보따리 사무국장), 최기우(극작가), 최아현(소설가) 등 문학인과 학계 및 관련 전문가들이 맡아 예심·본심·최종심·검토 등 네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 심사소감_ 서철원(소설가)

독후감은 작가에겐 작품에 대한 성찰을 느끼도록 하고, 독자에겐 작가와 더불어 공존의식을 갖도록 하며 작가와 독자 사이 장벽을 허문다. <제6회 혼불의 메아리> 응모작 대부분 시대적 정체성과 맞물려 작가의 문학적 기량을 깊이 있는 측면에서 다룬 감상문이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감상문으로 충실한 형식과 기술 방식을 보여주는 응모작이 많았고, 개인적인 의견을 깊이 있는 시각으로 들려주는 응모작도 상당수였다. 11편의 본심 응모작 가운데 최종 응모작을 가려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눈에 먼저 들어온 몇 작품은 다음과 같다.

고○별의 작품은 작품에 대한 독해력이 뛰어났고, 글을 대하는 긍정성이 글의 짜임을 완고하게 했다. 강○정의 작품은 악의 단죄로부터 선의 희망을 갈구하는 과정을 밀도 있는 문장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 김○나의 작품은 인간의 보편적 삶과는 다르게 포섭되지 않는 동물의 삶과 본능에 대한 섬세한 해석이 돋보인다. 위○앵의 작품은 물리적 영역을 야생과 공유하는 요나 엄마의 고래와 공존하는 원리에 관해 깊이 있는 탐색을 보여준다. 이○목의 작품은 인간 세계와 고래 세계의 이타성에 관한 투쟁의 역사로부터 두 세계의 공존에 대한 엄격한 자아 성찰의 기회를 부여한다. 조○숙의 작품은 고래 요나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포스트휴머니즘에 관한 강렬한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있다.

감상문으로 글의 흐름과 문장의 표현이 우수한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무엇보다 작품을 통해 시대와 삶을 조망하는 고○별, 김○나의 독서력은 응모작 가운데 으뜸이었다.

○ 심사소감_ 최아현(소설가)

정성 가득한 원고들을 읽으며 감사의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저는 세 가지 기준을 세우고 원고를 읽었습니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작품을 해석하고 분석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질문만으로 끝나지 않고 나름의 결론을 냈는지, 마지막으로 기본적인 문장의 완성도와 문장 부호의 사용이 적절한 작품에 비교적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많은 원고가 작품의 환상성에 혼란스러워하는 동시에 가장 두드러지게 언급되는 해양 오염 문제나 대중음악 산업 속 문제 이외에도 사회적 약자, 미성년 미혼모, 현대 사회 가족상의 재정립, 사적 복수에 대한 고민 등 비유적이거나 놓칠만한 문제들까지 꼼꼼하게 언급하며 작품을 통해 현실과 연결 지어 고민 점을 짚어나갔습니다. 그중에서도 글쓴이 자기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자신만의 기준과 감상으로 소설을 재정립하는 과정을 담은 원고들이 여러 편 눈에 띄었습니다. 동시에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하는 듯한 감상문을 읽으며 마치 작품을 매개로 작가와 독자가 대화하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 전반이 나름의 시선과 기준으로 감상문을 전개했으나, 소설에 등장한 장치들을 해석하는 데 치중하거나, 비슷한 감상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작품이 있어 다소 아쉬웠습니다. 환상적인 요소에 가려진 채 서술되는 인물의 특성과 일련의 사건을 면밀하게 짚어보고 경계에 있는 인물들을 분석한 고○별·김○나·박○섭·이○목 님의 작품을 두고 가장 큰 고민을 했습니다. 소설에 제시된 경계와 질문을 그대로 받아 적고, 해석하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름의 결론과 삶의 변화를 제시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매끄러웠습니다. 심사에 참여해 좋은 원고를 많이 읽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심사소감_ 김근혜(동화작가)

‘혼불의 메아리’에 접수된 작품의 첫 문장, 첫 문단을 마주하는 순간 때아닌 감정에 휩싸였다. 그걸 설렘이라고 말하면 과할까? 빤하지 않으면서 심연의 궁금증을 끌어내는 처음을 마주할 때면 감상문을 쓰기 위해 책상에 앉은 그들의 굽은 등을 떠올려 본다. 나도 모르게 가만히 토닥여 주고 싶은 등을 상상하며 그들이 펼친 감상문의 세계에 들어가 본다. 『검푸른 고래 요나』의 요나처럼 부드러우면서 맹렬한 몸짓으로.

처음의 설렘이 중간을 지나 마지막까지 유지된다면 정말 탄탄한 글이다. 그것은 원작에 대한 애정도와 자기 글에 대해 확신으로 지은 튼튼한 글집이다. 안타깝게도 시작과 달리 그 팽팽함을 유지하지 못한 채 부실 공사로 마감하는 글집이 있기도 했다. 빤한 글도 더러 보였다. 적어도 독후감 공모전에 작품을 내려고 마음먹었다면 도끼로 책을 부수는 과감한 시도가 있어야 한다. 드러나는 것만 보기보다 이면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 보려는 면밀한 독서가 필요하다.

감상문을 낸 모든 참가자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시도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자기 안에 잠든 거인이 깨어난 것이다.

○ 심사소감_ 오은숙(소설가)

최종심에는 오르지 못하였으나, 최○혁과 홍○기의 응모작은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어떤 문장은 우회하였으나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수동적일 수 있는 ‘읽기’를 능동적으로 끌고 왔고, 끌고 갈 독자라는 신뢰. 그러한 신뢰는 「검푸른 고래 요나」에 실린 심사평과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하여 따라오는 불안을 불식시켰습니다.

우리는 각각의 개인임에도 어째서, 우리의 감상은 천편일률 줄거리가 삽입된 교훈을 긍정해야 하는가. 그런 이유로 「검푸른 고래 요나」의 감상문 응모작에서 생각지도 못한 비판적 시선들을 만나 반가웠습니다. 한편으로, 날 선 시선들이 비전을 품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집니다.

예심을 통과한 작품 중에는 인간과 야생의 공존을 강조하며 요나를 바라보는 네 가지 유형의 관점을 제시한 응모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잘 짜인 글임에도 선뜻 마음이 가지 않아 손에서 놓았다가 집기를 반복했습니다. 무엇이 꺼림칙한 것일까.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공통영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인간세계를 맹목적으로 헐뜯는, 공존과 상치되는 자기모순이 폭력적이었고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여 아쉬웠습니다. 그 감정을 상쇄시킬 만한 근거를 찾지 못해 더 안타까웠습니다.

심사하면서 문학인으로 문학을 변호하고픈 마음이 오히려 커졌습니다. 비평과 감상의 영역이 구분되었음에도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글을 빌어 심사의 남은 소회를 대신합니다.

‘비평이 작품을 ‘견인’해야 한다고 말할 때 거기에서 간과되는 것은 비평의 ‘반성’입니다. 비평이 정답을 쥐고 있다는 식의 성급한 오만이 비평의 책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책임감과 혼동될 때 우리는 난감해집니다. 그런 식이라면 비평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정답을 쥐고 있고 그에 부응하는 작품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차라리 그 정답을 (작품에 의존해야 하는 비평이 아닌) 다른 형식으로 먼저 공표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입니다. 문학에서 정답은 늘 미지(未知)입니다. 그리고 그 미지에의 기다림이 비평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신형철 <몰락의 에티카> 중에서)

공모전 심사를 하는 동안 문학인으로 독자 견인의 책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검푸른 고래 요나」가 선점한 대중문화 접근에 고개를 숙입니다.

○ 심사소감_ 심사위원

응모한 작품들을 읽으며 나눴던 짧은 평을 들려드립니다. 이 공모전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입니다만, 단 한 줄이라도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물론, 정답도 없는 말입니다.

△개인사가 3분의 2를 차지함. △경험을 접목한 부분이 좋으나, 소설과 경험의 연결이 다소 아쉬움. △경험을 접목해 읽어내는 것은 좋으나 소설의 내용이 사라졌음. △공통영역이라는 주제로 힘 있게 서술함. 자신의 관점이 있으나, 공통영역이라는 설정에서 ‘위로’를 읽어내는 방식이 독단적 해석이 될 우려가 있음. △관념어로 서술된 문장이 어색함. △글쓴이가 오랫동안 갈고닦은 문체의 힘이 보임. △글을 끌고 나가는 힘이 좋으나 결론이 흐지부지. △기대했던 반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어 주제의 선명함을 훼손시킴. △다소 느슨함. △매끄럽게 읽힘. 주제가 확실함. 반복되는 문장이 오히려 거슬림. △명료한 주제를 끌어내지 못함. △문장 반복이 많음. 결론이 모호함. △문장부호와 띄어쓰기 오류. △발랄한 문장이 돋보였으나 몰입을 방해하는 정황으로 이어졌음. △비문이 너무 많다. △뻔한 진행과 당연하게 이어지는 결론. △사회적 문제와 접목해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함. △소설의 환상적 설정을 기독교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그것이 사실주의적이라고 분석하고 있음. 오히려 작품을 반대로 읽어내야 할 것으로 보임. △솔직한 자기표현이 좋으나 감정의 과잉이 보임. △쉽고 간결함. △요나의 탄생을 성경과 접목해 이해한 부분이 오히려 아쉽게 느껴짐. △원작자에 대한 배려가 보이지 않음. 지나치게 신랄함. △일단 잘 읽힘. △일목요연함. 색감이 느껴지는 문체. △자기 경험을 현실의 문제와 접목해 읽어냄. △작품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이 있음. △작품을 분석한 것은 좋으나 파헤쳐 놓은 것에 그침. △작품을 열린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지혜를 가졌음. △작품을 포스트휴머니즘이란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음. △작품의 수준은 높으나 복문이 많고 문장이 어려움. △잘 읽힘. 경계에 선 사람을 잘 드러냄. △정보 제공으로만 도입의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했음. △차분한 문체에서 흐트러짐이 없고, 작품의 구성에서도 절제력이 효과적으로 발휘되고 있음. △책의 내용과 자신의 감정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음. △장을 나누면 좋았을 듯. 두서가 없어 보임. △학술연구논문? 연구자의 느낌이 강하게 듦. △단 한 번도 엔터를 치지 않았음. …….

정성이 가득 담긴 귀한 작품을 읽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또다른 인연을 기대합니다. 

김미영 기자 jjtoro@nate.com

<저작권자 © 전북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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